말린 멸치와 대학원 조교와 같은 사각지대의 노동자를 대비시켜 노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주 소재인 멸치를 탐구하며 여러 실험을 진행한다.
A를 위한 노동요 | 멸치 외 일상 수집 영상 및 드로잉 애니메이션 | 00:06:59, 2채널 비디오(1트랙, 스테레오), 무한반복 | 2017
The rage song for A | anchovies and etc. | 00:06:59, 2 channel videos(1 track, stereo), loop | 2017
노동요란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민요로 노래를 통하여 노동의 내용이나 노동하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낸다. 본 작업에서는 현대 사회에 존재하는 대학원생 조교 혹은 노동자에 속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노동요를 멸치라는 오브제를 통해 표현하였다.
멸치는 어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하찮은 존재이다. 멸치는 바다생물 중에서 하위등급에 속하지만, 멸치는 먹이 사슬에서 가장 중요한 물고기이다. 하찮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멸치인 것이다. 이러한 멸치의 특성과 노동자에 속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한 영상에 담아 노동과 멸치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있다. 영상의 중간에 나오는 멸치의 사진들은 발악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를 먹고 먹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바다는 이러한 노동자, 멸치의 유토피아로 작용하면서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의 속성에서 오는 허무함도 함께 보여진다. 또한 할머니의 멸치 다듬는 영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해지는 노동의 숭고함, 그리고 멸치 영상과의 대비를 통해 본질적인 노동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제목에서 A의 의미는 멸치의 Anchovy, 조교의 Assistant를 중의적으로 의미하며, 본 영상의 배경음으로 쓰이는 카미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는 이러한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요로서의 역할을 취하고 있다.
* 조교로 있을 당시의 복장(직장인의 복장)을 하고 가상의 바다를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가상의 바다를 걸어가는 모습을 통해 실존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그것을 향해 걷는 허무한 걸음을 상징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반복적인 일상을 벗어나고자하는 소극적 몸부림을 상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