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힐 것 같이 끈적였던 슬라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표면과 분리된다. 마지막까지 놓지 못한 슬라임은 표면 구석구석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말랑말랑하고 팽창되었던 슬라임은 딱딱하게 수축되었다. 무엇인가를 기록하고자 하는 나의 욕망과 마주한 것의 형태를 가져가려는 슬라임의 특성이 섞여 공간의 압축된 표면을 만들어냈다.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의식주 공간에서 상징적인 부분인 창을 슬라임으로 떠내는 작업을 하였다. 슬라임 뜨기를 통해 과거 의식주에 덧씌워진 흔적들을 슬라임에 붙여 떼어내기도 하고, 슬라임을 통해 이 공간에 새로운 흔적을 남기기도 하였다. 지난 3년간, 그리고 그 전의 많은 시간 동안 이 공간은 덧씌워지고 또 덧씌워지며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데, 본인은 이 슬라임을 통해 이 공간의 이러한 순환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동시에 떠낸 흔적과 떠내진 공간의 흔적 사이의 중간 지점을 느낄 수 있게 설치하여 공간과 공간 사이를 떠올리게끔 설치하였다. 또 버려진 슬라임과 새로 구입한 슬라임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어떤 경계가 사라진 오브제로서의 슬라임 역할을 부여했으며 흘러내린 슬라임이 멈춰져서 굳혀진 모습을 통해 시간과 공간이 압축된 듯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의식주의 창을 떠낸 슬라임 작업과 슬라임을 만지는 소리를 함께 설치하였다.
< 압축된 표면-예술공간 의식주의 창 > | 190x148x2(cm) | 초등학생에게 구매한 사용된 슬라임, 수제슬라임, 슬라임(액체괴물), 사운드(1트랙, 모노) | 2019 | 예술공간의식주 설치이미지
< Compressed surface-The window of Art space Necessaries > | 190x148x2(cm) | Slime, sound(1track, mono) | 2019 | In Art space Necessaries
< 압축된 표면(Compressed surface)-예술공간 의식주의 창 > 설치 전경
슬라임으로 창문을 뜨기 전의 창
슬라임으로 창문을 뜨는 중의 창
초등학생에게서 구입한 슬라임더미